안녕하세요 건축 이야기를 다루는 키엘입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한국판 뉴딜 정책인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전 포스팅에서도 대략적으로 포스팅 하였는데요
사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는 취지를 보자면 긍정적인 부분도 많이 있었지만, 학부모의 반대도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학부모들과의 충분한 상의 없이 정부의 일방적인 추진으로 학교가 지정이 된다는 지적도 있었고
공사할 동안 학생들의 교육권은 어디에 보장되는가에 대한 논란도 있었죠.
미래학교가 아닌, 그냥 오래된 건물을 개축, 리모델링 하는것 뿐이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이 시작된 초반, 많은 학교 학부모들이 서울시 교육청 앞에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 철회'
팻말과 플랜카드를 걸고 항의했습니다.
우리들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가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의 실험장이 될수도 있는것이고, 공사하는 동안에 발생하는 소음과 먼지, 학생들은 어디로 이동을 하여 수업을 하여야 하는지 등 많은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었고, 뚜렷한 대책을 공지하지 않은 탓도 있었죠. 하지만 서울시 교육청은 학부모들의 반대에도 사업을 강행하려 하였고 비판이 거세지자 14개 학교는 사업을 중단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공사가 진행되면 아이들은 어디서 교육을 받아야 하나요?
실제 공사가 이루어 지면 아이들은 모듈러 교실에서 수업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모듈러 공법은 건물의 벽체, 창호, 배선·배관 등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 옮겨와 조립하는 공사 방법입니다.
공사 기간을 줄일 수 있고, 이동 및 재설치가 가능하며 철거후 재설치를 할 수 있는게 강점입니다.
국내에서는 2003년에 모듈러 공법으로 지은 주택이 소개되었으며 현재도 모듈러 공법으로 많은 건물들을 짓고 있습니다.
학교에 모듈러 공법이 사용된건 2020년 초
학교가 증축 공사를 할 필요가 있을 때, 과밀 학급을 해소할 용도로 모듈러 교실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과거엔 컨테이너 박스를 이용해 교실을 만들었기 때문에 이로 인한 소음 문제, 방화 문제, 진동 문제 등 많은 문제점들이
야기되었고, 모듈러 교실과 혼동해 오해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듈러 공법은 일반 컨테이너 박스를 이용하던 과거와 다르게
철근 콘크리트, 철골 등 기존 공법을 사용했던 건물과 다를게 없을 정도입니다.
방현하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국 기술정책과장은 "모듈러의 개념 정의가 명확지 않고 사람마다 혼용해 쓰다 보니 빚어지는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모듈러는 사전 제작돼 모듈화된 형태의 건축물을 말하는 것이지 가건물(컨테이너)이 아니다. 조립식이란 방식상의 유사성이 있어도 성능은 맞추는 기준에 따라 일반 주택 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죠.
제가 기획 설계를 하면서 모듈러 교실에 대한 고민을 제일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학부모, 교직원들은 모듈러 교실에 대한 편견이 없어서 다행히도 큰 잡음은 없었지만 대부분 현재 이용되고 있는 모듈러 교실은 3층 혹은 2층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가설건축물로 등록된 '임시교사'였던 탓에 건축법이나 소방시설법상의 안전 관리 의무에서 벗어나 있었죠.
소방시설법 상 스프링쿨러는 4층 이상 건물에 설치하게 되는데 이 또한 아슬아슬하게 소방시설법을 벗어나 있던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화재에 취약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기도 했습니다.
모듈러 교실의 안전성의 대한 우려로 교육부는 소방청과 협력하여 ‘임시교사 소방시설 설치 및 안전관리 기준’을 마련함으로써 임시 교실도 일반 학교 건물과 동일하게 소방시설을 설치하고 소방서를 통해 소방시설 완공검사 및 유지관리 점검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고, 자동화재탐지설비는 면적에 관계없이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여 소방안전을 한층 강화했다고 합니다.
또한, 지진이 발생하여도 안전하도록 건축구조기술사에 의한 내진설계를 의무화하여 「건축물의 구조기준 등에 관한 규칙」 및 「학교시설 내진설계기준」 충족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어차피 우리가 다닐것도 아닌데.. 열심히 해서 뭐해?
제가 생각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의 가장 큰 허점이자 문제점이라 생각합니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는 최소로 따져도 몇 년이 걸리는 사업이고, 공사 기간도 매우 깁니다.
학교 선정되는 과정부터 시작해서 기획 설계 기간(수많은 간담회와 주기적인 보고회), 그 과정에서 이루어져야 할 피드백들, 설계 공모로 업체 지정부터 시작해서..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데 정작 참여하는 교직원, 학생, 학부모들은 졸업하거나 학교를 떠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한마디로 '내가 다닐것도 아닌데 남 좋은일 한다.' 인거죠
기획 설계 과정에서 초등학교 저학년의 의견을 추합하기는 힘들어서 보통 설문조사를 할때 초등학교 4학년~6학년 까지 설문조사를 받았습니다.
아이들이 원하는 학교를 적어보라는 설문내용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적은 내용은
'우리가 다닐것도 아닌데 아무렇게나 했으면 좋겠다.' 였습니다.
교직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감사하게도 열정적인 교직원 분들도 많았고 좋은 의견들도 많이 내주셨지만 이 사업이 완료될쯤에는 다른 학교로 갈 확률이 높은데, 우리가 왜 해야돼? 라고 생각하는 것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열정적인 학부모님들도 많이 있어서 좋은 의견들을 많이 들을 수 있었고, 실제 기획 설계에 많은 도움이 되었고 반영하였지만 우스개 소리로 '에이 죽쒀서 남주는거네요~' 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웃음이 나왔지만 심각한 문제점이라고 생각했다.
소통이 중요하고 모든 참여자들의 의견을 모아 우리가 학교 공간을 만들어 내는것이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의 핵심인데
내가 다니지 않을 학교에 과연 엄청난 열정을 보여 열심히 참여할 수 있을까요?
학생, 교직원, 학부모들을 만날때마다 "그래도 우리 미래의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 학생들에겐 "우리의 동생들이 다닐 수 있는 학교를 설계하고자 하니 많은 의견 부탁드리고 열심히 참여해 주세요" 라고 말하지만 사실상 우리 사회에서 이해 받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끝맺으며..
설계할때 설계한 작업물이 만족스러워서, 호평을 받았을 때, 피드백을 받는 과정에서 문제점이 적었을 때
매우 뿌듯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합니다.
이렇게만 학교가 완성된다면, 미래의 아이들은 우리와 다른 새로운 교육을 받으며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하였는데요, 다만 여러가지 문제점도 발견되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정부가 바뀌고 여당과 야당이 바뀐 현재 상황에서, 전 정부가 시행했던 이 사업은 어떻게 진행될 지. 저도 많은 관심이 갑니다.
혹시 본인들의 학교가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에 선정이 되었다, 기획 설계 과정에서 궁금하신 것이 있다면
답변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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